나의 준(準) 종착역 책장 구매 후기

http://blog.naver.com/wizard_lee/220847207791 블로그 포스트에도 후기를 게시했습니다.

이번 달 초인 10월 4일에 주문한 제품이 10월 25일, 그저께 도착했습니다. 제품 수령 후 구매 후기입니다.

제가 구매한 상품 구성은 유리문 책장 #2 + 기본 소재(소나무 + 염색) X 2개.

거의 매장과 반대편인 경남 창원에서 주문을 했습니다. 25만 원이라는 지방 추가 배송비를 지불할 만큼

이 제품이 꼭 마음에 들었어요. 실제로 보지는 않았지만 그냥 꼭 이걸 사야 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

니다. 그래서 3주 동안 꽤 마음 졸이기도 했었습니다.

웹상에 게시된 제품 사진만으로 제가 이 제품을 선택한 포인트라면,

(1) 유리문이 달린 폐쇄형이다.

     장서가라면 책을 어떻게 보관하냐도 큰 고민거리입니다. 책을 수집하면서 가장 부담스러웠던 적은

     바로 '먼지'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습기 등이 있구요. 도어형은 100% 밀폐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통풍은 되되 공기 중에 부유하는 먼지의 절반 이상은 충분히 막아 줍니다. 여태 개방형(뒷판

     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써왔는데 먼지 때문에 결국 종착역에 이르어 폐쇄형을 선택했습니다.

(2) 원목, '홍송(잣나무)' 재질이다.

     저는 소나무를, 소나무 원목 가구를 좋아합니다. 취향의 개인차가 있겠지만 저는 특히 홍송 특유의

     목재 느낌을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제가 아끼는 장서들을 잘 감싸 안아줄 재질이니 만큼 믿음이

     가는 재질을 선택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원목 재질이라면 책장 내부의 습기에도 도움을 줍니다. 적

     정한 습도를 유지시켜 주니까요. 내부 뿐만 아니라 책장을 둔 공간의 습기 조절과 공기 정화에도

     도움을 주니 일석이조입니다. 그리고 책 등의 인쇄물에서는 잉크가 휘발하면서 안 좋은 물질을 내

     보낸다고도 하니 원목의 공기 정화 기능에 기대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3) 뒷면이 오동나무 합판이다.

    나쁜 목수는 보이지 않는다고 뒷면은 대충 만들곤 하죠. (스티브 잡스 "위대한 목수는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해서 장롱 뒤에 질이 나쁜 목재를 사용하지 않는다.") 제 아무리 좋은 가구라 해도 어떤 부분

   에 결점이 있다면 평범한 가구보다 못할 뿐입니다. 여태 여러 가구를 쓰면서 느낀 점이라면, 가구의

   근사한 앞모습만 보고 지내다가 대청소를 할 때 본 가구의 뒷모습에 놀라곤 했습니다. 그렇게 깔끔하

   고 견고해 보이던 가구가 뒷면은 노크하듯 툭툭 두드리면 매우 힘 없고 얇은 합판 한 장으로 되어 있

   다니... 굳이 뒷면까지 두텁게 제작하는 것은 어찌 보면은 낭비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합판을 쓰되

   좋은 재질 그리고 친환경 화학 물질 처리되어 있는 것이 좋겠죠. 그런 점에서 이 제품은 제게 꼭 마음

   에 들었습니다.

 (4) 폭은 비교적 넓지 않지만 꽤 높아서 6칸 진열 가능하다.

      여러 경우가 있겠지만 제가 소장한 도서 중에는 아무리 커도 이 책장을 삐져나올 만큼 큰 책은 없습

      니다. 비교적 큰 규격까지도 꽂을 수 있게(계산된 것일까요?) 짜여진 크기가 좋았습니다.     

(5) 앞뒤 깊이가 불필요하게 길지 않아서 공간을 덜 잡아먹는다.

     (4)번과 거의 같은 의미인데요, 책장은 책 뒷편에 공기가 통할 어느 정도의 깊이라면 충분합니다. 너

     무 좁아서 딱 맞게 진열을 하면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 책이 변색하거나 습기가 찰 수도 있습니다. 또

     너무 넓으면 공간을 불필요하게 잡아먹습니다.

(6) 여러 옵션을 선택 가능했다.

     위 5개의 이유 때문에 꼭 구매하려고 마음을 먹어도 결제 앞에서는 망설이기 마련입니다. 더군다나 온

     라인상으로 1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결제해야 하고, 주문하는 순간 제품을 받는 순간까지 너무 부담스

     러운 간극이 생깁니다. 또한 저 같은 경우는 지방 중에서도 우드워크샵이 있는 서울과 너무 먼 경남 창

     원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매를 결정한 이유는 염색, 코팅, 목재 선택, 제품 세부 변경 가능 등의 소비

     자에 많은 선택을 부여해준 점입니다. 원래 있던 가구들과 색깔 조화를 위해 무지 많은 고민을 했었는

     데 제품 구매 후 쭉 사장님께서 직접 조언을 해주셔서 꼭 맞는 염색 옵션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게시된 정보와 완전히 똑같이 제작했습니다만(색상 빼고), 다음에는 위 유리문 부분이 없는 낮은 수납

     장을 구매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책장 사이에 명화 액자를 걸면 금상첨화일 것 같군요. 요즘 DIY 열풍이

     부는데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그런 니즈(needs)를 잘 파악하신 것 같아요. 비록 색상 빼고는 변경이 없

     었지만 여러 부분을 직접 검토, 확인해주시면서 신뢰감도 더욱 커졌고 기분도 좋아졌습니다.

     타 사이트들 중에서는 제작자가 이미 목재와 규격 등을 고정해놓고 결제만 기다리는 경우가 허다한데 우

     드워크샵의 개방형 구매 과정은 무척 매력적이었습니다.

     제품 선택을 할 때의 상담 그리고 견적이 나왔을 때 또 상담, 카카오톡으로 수시로 질문에 대한 상담…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저께 기분 좋은 제품 수령을 했습니다. 서울에서 너무 먼 길을 오신 기사님. 게다가 친절까지 덤으로 주셨

는데 과분할 정도로 감사했습니다. 비가 와서 젖어 오면 어쩌나 걱정했지만 무려 3-4겹으로 철저히 안전하게

배송이 왔습니다. 원목 가구라 넘어질 수 있는 것에 대비해 기사님께서 걱정해주시며 자잘한 공구들을 개인

적으로 챙겨주셨는데 참 감사했습니다. 그저 그런 장사꾼이라면 팔면 그만이지만 우드워크샵은 그렇지 않아

서 참 좋습니다.

수령 후 느낀 점

(1) 원목이라 생각보다 무겁다. 그래서 견고하고 안정적이다.

(2) 나무결에 아~주 마음에 든다.

(3) 사장님의 추천으로 선택한 염색 색상이 기존 가구들과 딱 맞다.

(4) 새 가구의 냄새가 좋다. (화학적인 냄새가 아닌 원목 특유의 냄새)

(5) 웹상으로 본 사진과 거의 일치한다.

조금 아쉬운 점

(1) 장서에 대한 집착 때문에 문과 문 사이의 간격이 조금 넓다고 느껴진다. (바깥쪽 틈들도 조금 아쉽다,

하지만 너무 딱 맞게 될 경우 문이 열리는 데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 어쨌든 먼지가 들어올 틈

이 조금 넓어서 걱정이다.)

(2) 아래 둥근 기둥 4개가 무척 견고하지만 가구 자체가 작다 보니 완전히 고르지 못한 지면에서는 조금

불안정적이다. (가구 고정 걸이를 쓰면 되긴 하나 가구는 벽과 10cm 정도는 띄어야 좋다고 한다. (통풍 등

의 이유) 이는 큰 가구가 아니라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구매하시는 분은 주의하시길. 참고로 많은

책을 수납하고 나면 무게감 때문에 흔들림은 없다.)

(3) 100% 완전무결하게 그리드가 맞지는 않다. (삐뚤하다! 정도는 아니지만 매우 조금씩 오차가 있다. 이것은

사장님이 각각 수작업으로 하시다보니 완전무결한 배치는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기대가 너무 컸고 원하는 책장에 대한 욕심이 너무 커서 어쩔 수 없이 아쉬운 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꼭 마음에

드는 구매였습니다. 매번 아끼는 책들 위 먼지를 털고 물먹는 하마를 사방에 배치해 습기 걱정하는 나날들의 연

속이었는데 이제는 몹시 든든합니다. 소나무 향이 솔솔 나는 것도 기분 좋구요.

감사합니다. 잘 쓰겠습니다. 미흡한 후기는 여기서 끝내겠습니다. ^^